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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하는 것과 도구를 이용하는 것 (feat. 오나홀, 로마캔들)

2020년 01월 06일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233만년~140만년전 초기 인류의 하나인 호모 하빌리스 (Homo Habilis)는 돌도끼와 사슴의 뼈를 손으로 갈은 흔적이 밝혀졌다. 뜻은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인간의 역사 발전은 도구의 발전과 함께 이루어졌다. 인간은 부싯돌의 원리를 이용해 불을 다스릴 수 있게 되었고, 창과 방패를 만들었으며, 최근에는 콘돔과 휴대폰, 그리고 핵 무기까지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인간과 침팬지의 DNA는 98.8% 일치한다고 한다. 침팬지들도 손을 이용하긴 하지만 끝내 불을 만드는 데에는 실패했다. (사진: pixabay/skeeze)

2020년 현재, 인간들은 그들이 행하는 대부분의 행동에서 다양한 도구들을 활용하고 있다. 의식주는 말할 것도 없고 씻을 때에, 길을 걸을 때에, 심지어 잠을 잘 때에도 우리들의 곁에는 일정한 공산품들이 늘 존재해왔다. 베개, 샤워기, 숟가락, 신발이 없는 삶을 상상해보라. 스마트폰만 없어도 과연 하루를 버틸 수 있을까 싶은데, 위의 도구들이 없다면 아마 인간들은 가만히 누워 겁에 질린 채 바깥도 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이상하게도 몇 가지 행동에서는 아직 도구의 사용이 자제되고 있는 영역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자위행위이다.  

오나홀은 왜 손과 쾌감의 정도가 다를까

  자위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그 기간이 같다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본능의 영역이며, 먹고 자는 것과 그 결이 같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남성의 자위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중이 조사에 따라 98~100%에 이르는 것으로 볼 때에 대부분의 인구가 좋든 싫든 자위를 하고 있다고 단정지을만 하다. 그렇다면 남성의 자위 행위에서 기구를 사용하고 비중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조사는 없지만 아마 국내 기준 10% 미만일 것이다. 숟가락이나 베개, 혹은 신발을 사용하는 비중이 100%임을 감안하면 이런 중요한 행동에서 도구가 잘 사용되지 않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손으로 자위행위를 할 때보다 도구를 활용할 때에 쾌감이 배가 된다는 사실을 이미 우리 선조들의 일부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곤약, 두부뿐 아니라 오징어 등 다양한 해산물(?)까지 민간요법으로 구전되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2020년 지금까지도 아직 도구를 이용한 자위행위가 보편화되지 않은 것을 보면서 나는 성문화나 관념, 혹은 사회의 인식 등을 제외하고 단순히 도구를 이용한 자위행위가 ‘얼마나 다른지’에 대해서 알리고 싶어졌다. 다행히도 ‘오나홀’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는 없을 것이다. 남성용 자위 기구를 통칭하는 말인데 마스터베이션 홀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상품들이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신제품이 나오고 있고, 또 알음알음 경험을 하는 사람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도대체 손으로 하는 것과 얼마나 다르길래 이런 상품들이 계속해서 나오게 되는 것일까? 마스터베이션 홀도 수동과 자동으로 크게 나뉘고, 유형에 따라 상당히 많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손과 비교했을 때에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의도성과 우연성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를 먼저 쉽게 말하면, 내가 내 손으로 간지럽힐 때에 전혀 간지럽지 않다가 남이 간지럽히면 엄청 간지러움을 크게 느끼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비밀은 뇌의 의도성과 우연성에 있다

  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손으로 자위행위를 할 때에 우리의 손이 움직이는 과정을 살펴보자. 손은 철저하게 뇌의 명령을 받고 움직인다. 대뇌에서 각자가 느끼는 최고의 자극에 맞게 손의 강도와 속도 등을 명령하고, 운동 뉴런을 거쳐 전달된 이 명령은 정확히 뇌의 의도대로 사정할 때까지 움직인다.  

뇌에서 명령을 전달하면 그 의도대로 손은 행동 하게 된다.

    뇌의 명령은 매우 완벽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완벽성 때문에 우리의 본능, 섹슈얼 자극은 오히려 약화된다. 우리의 본능은 오로지 여성과의 섹스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에, 이와 유사하게 완벽한 의도성보다는 일정 정도의 우연성을 발생시킬 때 그 자극이 더 커지게 된다. 섹스의 상대 여성은 내 뇌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당연히 100% 우연성이 발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스터베이션 홀은 어떨까? 내 손과 자극의 대상(성기) 사이에 우연성을 발생하는 개체가 있기 때문에 마치 진짜 섹스처럼 다양한 우연성이 가미된 자극으로 쾌감은 극대화된다. 특히 나에게 잘 맞는 압박 강도나 패턴을 잘 고른다면 2배, 3배 이상의 만족을 경험하게 된다.  

로마 캔들이라는 도구의 과학성

  이러한 원리에 입각하여 개발된 마스터베이션 홀인 로마 캔들을 살펴보면, 압박 강도와 패턴에 따라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제품이 있어 나에게 딱 맞는 자극으로 우연성을 부여하며 뇌가 상상하지 못했던 쾌감을 만들어 주도록 설계하였다. 일정 부분 계산된 의도성과 우연성이 나를 자극하기 때문에 나는 이 자극을 ‘자위와 섹스의 중간에 위치한다’고 소개할 때가 많다. 앞서 언급한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들 중 베개로 대입하여 설명하기도 하는데, 베개가 없으면 상당히 불편하다는 것을 대부분은 동의할 것이다. 이것이 손으로 자위행위를 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높은 베개와 낮은 베개 혹은 메밀 베개와 같은 취향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 차이를 패턴과 강도로 나누어 출시한 셈이다.

마스터베이션 홀의 경우 내부 패턴과 압박 강도에 따라 다양한 우연성을 만들어 주며 쾌감을 극대화한다. (사진: 로마스토어)

    이 시대의 성문화와 관념, 그리고 대중들의 인식을 고려한다면 아직 이 도구가 보편적인 도구가 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간에게 더 유익한 관점으로 도구들이 지금까지 발전해 온 과정을 볼 때, 앞으로 이 도구는 숟가락이나 칫솔같은 보편적인 도구가 될 것임을 나는 확신할 수 있다. 그러한 믿음으로 로마 캔들을 판매하고 있고, 그러한 믿음으로 매일 밤 최고의 자극을 느끼며 잠들고 있다. 1000년이 지난 후 호모 사피엔스들은 추가로 또 어떤 도구들을 사용하고 있을지 너무나도 궁금하다. 그러나 오나홀, 아니 마스터베이션 홀은 필히 지금은 상상도 못할 모습으로 진화하여 그들의 쾌감에 도움을 주고 있으리라.  

에디터: 듀크

로마스토어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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