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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위 혁명 텐가를 만나다 | 넷플릭스 <성+인물: 일본 편> ‘텐가’ 편 리뷰

2023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버라이어티 예능 시리즈 ‘성+인물’이 세상에 나왔다.

2023년 10월 23일

© Netflix

솔직하고 대담한 성인 연애 토크쇼인 JTBC의 ‘마녀사냥’을 제작했던 정효민 PD와 마녀사냥의 남성 호스트들 신동엽, 성시경이 다시금 뭉친 것이다. 콘텐츠 수위의 제약이 적은 OTT 서비스 시리즈인 만큼 더욱 노골적인 이야기로 돌아온 것이 특징이다. ‘성+인물’은 호스트인 신동엽, 성시경이 세계의 성문화 거점을 실제로 방문하며 소개하는 인터뷰 토크쇼로, 현재 일본 편과 대만 편이 배포되고 있다. 특히 일본 편은 성 관련 산업이 발전한 일본답게 성인용품점을 방문하거나, AV 배우들과 대담을 나누는 등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섹슈얼리티 산업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친다. 그중 ‘자위 혁명 텐가’ 편은 남성용 자위 기구로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자위 기구 전문 기업 텐가(TENGA) 방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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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가는 어떻게 세상에 나왔는가?

개인적으로도 브랜드명과 주력 판매 상품 정도만 알았기 때문에 텐가의 기업 정체성을 옅볼 수 있었던 해당 회 차는 굉장히 신선했다. 텐가의 창업주이자 대표인 마츠모토 코이치는 젊은 시절 성인 DVD점에 갔다가 텐가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DVD점 한 켠에 작게 마련되어 있는 성인 용품 코너에는 여성의 알몸 사진, 여성기 모형의 자위 기구 등 외설적이고 저속한 형태의 선반이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그걸 본 마츠모토 대표는 이러한 것들이 인간의 당연한 욕구인 성욕을 더욱 외설적이고 상스럽게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바로 그 순간 이것을 뒤집을 수 있는 성인 용품을 만들겠다고 결심하였다. 마츠모토 대표는 그 후 3년 간 일하며 모은 1천 만 엔(약 1억 원)을 기반으로 텐가 3종을 직접 개발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이러한 창업 계기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텐가의 모토는 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성생활을 더욱 좋게 만드는 것이다. 마츠모토 대표의 결심의 보여주는 텐가의 제품들은 이전의 저속한 형태에서 벗어나 세련되고 일상에서도 부담 없는 디자인으로 고객들에게 만족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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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가의 직원은 무엇인가 다르다.

글로벌 섹스토이 기업인 텐가를 직접 찾아갔으니 당연히 그 직원들에게도 궁금한 점이 많다. 호스트들은 섹스토이 회사 직원들에게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을 던진다. 작게는 자위 기구 회사인 텐가에 취업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부터 크게는 텐가가 그들에게 지니는 의미는 무엇이며 텐가가 보여주는 가치는 무엇인지까지 질문하며 브랜드 정체성 자체를 짚어내는 것이 흥미로웠다. 회사가 회사인 만큼 개성 넘치는 직원 가운데 아주 독특한 직무를 가진 직원도 있었는데, 바로 ‘소믈리에’다. 당연히 자위 기구 소믈리에다. 새롭게 개발한 제품의 재질, 경도 등 변화가 있으면 이를 모두 알아차린다는 직원 테즈카 슌이치, 텐가의 본부장이자 입사 후 약 6천 개 가량의 텐가 제품을 테스트했다는 엄청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은 소믈리에이기 때문에 하루에 20개 정도의 제품을 테스트하며 사정 정도는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테즈카 본부장의 자신감이 엄청났다.

그래도 사람 사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성+인물: 일본 편’의 ‘자위 혁명 텐가’ 편은 예상 외로 기업의 정체성과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에 초점을 맞춘 회 차였다. 다루는 소재는 자극적이고 낯설지만 이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자부심과 긍지는 여타 다른 기업과 다를 바 없다. 기업의 가치와 방향성 알지 못하고 사용할 때와 알고 사용할 때의 감회는 다를 수 밖에 없다. 텐가가 자위 기구로서 만들어 내고 싶은 것은 아마 더욱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스스로의 욕구에 집중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닐까한다.

‘성+인물: 일본 편’은 기본 러닝타임이 30분에서 40분 내이다. ‘자위 혁명 텐가’ 편은 30분의 러닝타임으로 가볍게 볼 수 있는 수준의 수위와 내용을 지녔다. 주제 자체는 자극적이지만 이에 집중하기 보다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다보니 과도한 수위에 불쾌하거나 눈살 찌푸려지는 내용은 크게 없었던 것이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른 이야기도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의 ‘성+인물: 일본 편’으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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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새벽
'나에게 즐거운 것이 남에게도 즐겁다'라는 신념으로 개인적 욕망이 가득한 글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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