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경험에 집중하기
남성용 제품(수동, 자동홀류)을 사용하는 유저들은 제품의 유지, 관리에 관심이 많았고, 조금만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가 개선해야할 유저들의 페인 포인트 역시 너무나도 많이 존재하고 있었다.
로마 프로덕트의 가장 큰 특징이자 어디에서든 자신있게 어필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항상 고객 경험을 기반으로 하여 제품 개발을 진행한다는 점에 있을 것 같다. 기존에 캔들 개발이 그랬고, 드라이스틱 개발이 그랬고, 머핀, 글로스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평소에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사용자가 실제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는 편인데, 이번 역시 유저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파우더를 개발할 때 집중해야하는 부분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 파우더 바를 때 마다 귀찮아 죽겠는데 좀 편하게 하는 방법 없음?
- 파우더 손에 안묻히고 바르는 방법 ㅊㅊ
- 파우더에 탈크 성분있으면 해롭다는데 ㄱㅊ?
실제로 커뮤니티에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들이었고 이미 그들 역시 이런 불편 사항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중이었다. 특히 나부터도 홀을 사용 후 씻고 말리는 과정에서도 현타가 몰려오는데, 퍼프를 들고 베이비 파우더를 톡톡 두드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 현타 x2, 아니 x3의 현타가 몰려왔다.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기까지
실제 유저들이 걱정하는 것들 중 탈크라는 성분에 대한 문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이미 2019년에 이슈였던 내용이고, 그 이후로는 대부분의 파우더 업체들이 전분 100% 혹은 탈크 0% 성분이었기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고 편하게 홀에 파우더링을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었는데 붓을 사용해서 붓터치로 파우더링을 하자, 벽면이 초크나 컴팩트 파우더처럼 되어있는 홀 보관함을 만들어서 흔들기만해도 파우더링이 되게 하자, 파우더 장갑을 만들자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붓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나머지 2가지는 (현재의 재정 상태에서)쉽게 개발할 수가 없는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수많은 아이디어가 오가던 중 정말 우연찮게도 화장품 용기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업체를 통해서 가루 형태의 제형이 분사 가능한 신제품 용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헤어 스프레이, 액체 분사 스프레이만 생각했지 가루 분사가 가능한 스프레이라니… 이거다!!! 라는 생각 뿐이었다. 바로 업체에 연락하여 샘플 구매 의사를 밝혔고 샘플을 받아보기까진 약 1주일이 걸렸다. 샘플을 받은 후 시중에서 구한 파우더 가루를 채우고 바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와….이거라면 내 현타가 사라질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물론 스프레이라는 특성상 허공에다 대고 뿌렸을 때에는 연막탄 저리가라 할 정도의 난리통을 경험할 정도였는데, 캔들에게는 보관용 지퍼백이 존재했고 지퍼백 틈새로 3-4번 펌핑 후 지퍼백을 흔드니까 파우더링이 끝이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지퍼백만 있다면 캔들이 아닌 어떠한 홀이어도 간편하고 손쉬운 파우더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 검증을 위해 지퍼백에서 꺼낸 캔들은 다시 봐도 정말 뽀송뽀송했다. 그 쯤 되니 우린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었다. 빠르게 제품화를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용기를 발주하고, 파우더를 발주하고, 라벨 디자인, 라벨 부착, 소분, 포장, 입고에 이르는 과정들이 막힘없이 진행되고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물흐르듯 진행할 수 있었다.
끝으로
누군가는 이번에 출시하는 Loma Powder Oil-free에 대해서 응~ 뭐 대단한 건 아니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품화 단계에서 항상 유저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생각할 것,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서 개발한 제품만을 내놓을 것. 이 2가지에 집중하고 고심한 결과물이니 제품 자체에는 정말 자신이 있다.
로마만의 제품 개발 철학이 듬뿍 담긴 Loma Powder Oil-free. 실제로 파우더링을 하면서 한번이라도 불편함, 귀찮음의 감정을 느꼈던 유저들이 우리의 제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편해지고, 또 그로 인해 그들이 로마라는 브랜드의 팬이 되는 시발점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