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고 개성 넘치게 연말연시 보내기 | 새해를 맞이하는 4인의 이야기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지나가고 2023년이 눈앞에 있다. 아직은 낯설기만 한 숫자다.

2023년 01월 02일

연말을 지나 새해를 맞이하는 것에 대한 느낌과 생각은 다들 각각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 2022년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후회와 미련의 시간일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새로운 2023년을 기대하며 어서 빨리 시간이 지나가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것이 너무 느려서 언제 어른이 될 수 있나, 심각하게 고민했던 시간이 내게도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잡을 새도 없이 점점 빠르게 흘러 특별히 한 것도 없는데 1년이 지나갔다는 말을 체감하는 사회 초년생 젊은이가 되어버렸다. 사실은 인간들이 약속으로 정해 놓은 숫자가 바뀔 뿐인 건데 꼭 어제와는 다른 날들이 펼쳐질 것 같은 설렘 혹은 심란함이 우리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각자 어떤 감상을 하고 있든 어쨌든 2022년은 가고 새해는 온다. 지나온 시간을 갈무리하고 다가오는 날들을 맞이하는 에디터 지인 4인의 모습을 모아보았다.

🧖‍♀️ A씨 : “목욕탕에 가서 목욕재개하기”

매우 클래식한 방법이다. 저 옛날 조선시대 사람들도 새해가 되면 목욕재개를 했다는 역사 선생님의 말씀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 같다. 지난날의 더럽고 힘들었던 것들을 씻어 보내고 깨끗한 몸과 마음, 정신으로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다짐의 행동이다. 12월 31일마다 매년 목욕탕에 갔다는 A씨는 올해 아주 작정하고 새해맞이 국내 온천여행을 계획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동안 연례행사였던 연말 목욕탕을 가지 못하고 집에서 기분만 냈던 것이 쌓여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다. 약 3년 동안 해소되지 못했던 각종 피로와 묵은 생각들을 온천에서 다 씻어버리고 새사람이 되어 2023년을 맞이하겠다는 A씨의 각오가 남다르다. 해외가 아니더라도 국내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온천 여행지가 있다. 대전의 유성온천, 충청남도의 온양온천이 유명하고 네이버 웹툰에 연재된 목욕의 신, 금자탕의 모티브가 된 부산의 허심청도 있다. 서울과 가까운 온천 여행지로는 온양온천과 도고온천이 있으며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손쉽게 갈 수 있으니 추운 겨울 한 번쯤 다녀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Unsplash
Unsplash

📓B씨: “2023 다이어리 구매하기”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B씨는 평소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열정과 영혼을 갈아 넣는다. 그런 B씨에게 연말에 새로운 다이어리를 고르는 것은 상당히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B씨는 새롭게 꾸밀 것들이 넘쳐나는 백지의 다이어리를 구석구석 살펴보며 다가올 새해를 상상한다고 한다. 그렇게 상상한 것들은 흘려 보내면 그냥 상상으로 끝나지만, 이를 정리해서 기록하면 계획이 되고 실천하면 목표가 된다는 것이다. 좋은 날이든 나쁜 날이든 하루 하루를 기록하다 보면 다이어리에는 어느새 B씨의 1년이 담기게 된다. B씨는 해가 넘어가는 마지막 날, 조용한 방 안에서 다이어리를 찬찬히 살펴보며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B씨가 추천하는 다이어리 브랜드는 ‘모트모트’이다. 깔끔한 디자인에 있을 것만 딱 있는 내지 구성으로 쉽게 질리지 않고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에 좋은 종이 질감을 지녔다고 한다.

pixabay

🌅 C씨: “동해에서 일출 보기”

C씨는 난생처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러 외출을 하게 됐다. 왜냐하면 이전에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그 시점에 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예배가 없는 틈을 타 가족들과 함께 동해로 새해 첫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물론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겠지만 그 마저도 새로운 경험에 함께하는 추억이 될 것이었다. 마침 3년만에 보신각 타종이 재개된다고 한다. 보신각 타종소리를 들으며 가족들과 새해를 축하하고 붉은 일출을 보며 또다시 1년을 보낼 힘을 얻고자 한다. 환상적인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일출명소는 일출의 대명사 격인 강릉의 정동진, 손 모양의 조형물로 유명한 포항의 호미곶, 날씨가 따라줘야 일출을 볼 수 있는 제주의 성산일출봉 등이 있다.

😴 D씨: “일찍 잠들기”

마지막으로 에디터를 충격에 빠뜨렸던 D씨의 이야기이다. 일반적으로 새해를 맞는 사람들은 해가 넘어가는 것을 보기 위해 밤을 지새운 후 신년을 축하 한 뒤 잠에 든다. 하지만 D씨와 D씨의 가족들은 해의 마지막 날 이상하리 만치 이른 시각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전통(!)으로 가져왔다고 한다. 평소에도 빨리 잠드는 가족인가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냥 어렸을 때부터 유독 그 날에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는 것이다. 부모님이 먼저 일찍 주무시니 어린이 D씨도 따라 일찍 잠을 잤고 그게 마치 전통처럼 매년 이어져 왔다고 한다.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추측하기로는 잠을 틈 타 누구보다 빨리 새해를 맞이하고 싶었던 건 아닐지?

Unsplash

이와 같은 모습이 아니더라도 모두 각자 연말을 보내고 새해를 준비하는 방법들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단지 숫자만 달라진 어제와 같은 오늘, 작년과 같은 신년일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해의 시작과 함께 삶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더 나아질 날들을 기대하고 희망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힘이 다시 고된 1년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2023년에도 모두의 삶에 행복과 희망이 가득하길 바라며, 내년에도 Love Myself, 그리고 Happy New Year!

댓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