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 있을 BDSM

2018년 미국에서는 성적 판타지와 관련하여 깜짝 놀랄만한 연구 결과가 한 가지 등장했다.

2023년 04월 26일

© Pexels, Kamaji Ogino

킨제이 연구소의 사회 심리학자 저스틴(Justin Lehmiller)은 미국의 남녀 4000명의 성적 판타지를 연구했는데, 가장 흔한 성적 판타지가 쓰리 썸과 집단 성행위, BDSM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특히 BDSM은 소위 음지의 영역이라고 알려져 있는 만큼 이러한 결과는 놀라움을 동반한다. 물론 미국의 사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겠으나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SM이라는 명칭으로 언급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소설 원작의 <트와일라잇> 팬 픽션으로 작성되었다가 엄청난 유명세를 얻고 정식 출간한, 심지어 영화로도 만들어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도 BDSM을 소재로 하고 있다. 비평 혹은 미학과 같은 학문적인 영역에서 BDSM 관련 용어들이 사용되기도 하고, 최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웹툰이나 웹소설 등에서 BDSM이 종종 중요 소재로 다뤄지기도 하다 보니 문화생활을 좀 한다는 한국 젊은이들에게는 낯선 소재라고 하기에도 조금 멋쩍다. 본인이 실제 에세머(SMer, BDSM의 성 취향을 가지고 실제로 행위를 하는 자들을 지칭하는 말)가 아니더라도 BDSM을 소재로 하는 콘텐츠를 즐기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어차피 즐길 거라면 알고 즐기는 것이 백배는 더 즐거운 법이다. 에세머에게도, 비에세머에게도 유익한 BDSM에 대한 기초 지식을 모아보았다.

BDSM이란 무엇인가

BDSM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단어로 쓰이지만 사실 알파벳 하나 당 각각 다른 영역을 지칭하는 약어이다.

[B] 구속/속박(Bondage)
[D] 훈육(Discipline),지배(Dominance)
[S] 가학(Sadism),굴복/복종(Submission)
[M] 피학(Masochism)

BDSM은 개인의 성적 판타지를 반영하여 파트너 간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롤플레잉 섹스다. 일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과는 다른 성적 취향을 반영하여 행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파트너 간 상호 합의하에 이루어지는 것을 강력한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BDSM의 영역은 흔히 B&D(B&D 구속과 훈육, Bondage & Discipline), D&S(지배와 복종, Dominance & Submission), S&M(가학과 피학, Sadism & Masochism),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구분일 뿐 개인의 취향과 파트너 간 합의 사항에 따라 중첩될 수도, 걸쳐서 나타날 수도 있다. 이중 SM의 어원이 되는 가학과 피학 성향은 다른 영역에 비해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편이다. 가학성과 피학성을 성적 취향으로 지닌 사람들은 사디스트와 마조히스트(또는 매저키스트)라 지칭한다.

© Unsplash

각 영역은 특정한 행위들로 대표된다. B&D에는 로프, 수갑, 족쇄 등과 같은 구속구를 활용해서 신체를 구속하는 것이 속한다. D&S는 정신적인 지배와 복종 행위를 수반한다. 서브(섭, Sub, D&S 관계에서 복종을 하는 사람)가 돔(Dom, D&S 관계에서 지배를 하는 사람)에게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식의 역할극을 수행한다면 D&S이다. 마지막으로 S&M은 촛농, 패들 등으로 신체에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D&S와의 차이가 여기에서 발생하는데 S&M은 육체적인 고통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성적 쾌감을 얻는 것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정신적인 통제와는 별개의 의미이다. 물론 두 가지가 합쳐진 경우도 있겠으나 어찌 되었든 구분되는 개념이라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혼동했다간 단순히 육체적 고통을 원하는 사람에게 정신적 복종을 요구하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아두면 유용할 BDSM 관련 용어

[Play] 플레이, 성향자 간 롤플레잉 섹스를 일컽는 말
[Vanilla] 바닐라, 무성향 또는 무성향자
[Safe Words] 세이프 워드, 플레이를 그만 두고 싶을 때 미리 정하고 사용할 단어

BDSM에 관한 기본적인 용어 외에 콘텐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용어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소개한다. 이 정도만 알더라도 시중의 일반적인 BDSM 콘텐츠들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이 이상은 아마 작품 내에서 설명해 주지 않을까?)

플레이는 말 그대로 플레이, 성적 판타지 충족을 위한 에세머 간의 롤플레잉 섹스를 의미한다. ‘플레이를 한다’ 또는 ‘플레이가 끝났다’ 등의 식으로 사용한다. 바닐라는 에세머의 입장에서 에세머들이 무성향자, 그러니까 비에세머를 지칭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성향이 드러나지 않은 일반적인 섹스를 바닐라 섹스라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은 세이프 워드다. 세이프 워드는 플레이를 그만두고 싶을 때 외치는 단어로, 플레이 전 상호 협의하에 정한다. BDSM의 특성 상 서브이나 마조가 싫다, 아프다 등의 말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플레이적 상호작용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안전을 위해 발생한 규칙이다. 플레이 중 누구든지 세이프 워드를 말하면 그 즉시 플레이가 중단된다. 이외에도 전문적인 BDSM 용어들이 많지만 기초편에서는 이 정도로 줄인다. 이 너머가 궁금하다면 탐색은 각자 해보는 걸로 하자.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성향이 성향인지라 면역이 없는 사람은 정보 검색에 주의할 것을 추천한다.

<참고 자료>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0235
https://www.esquirekorea.co.kr/article/56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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